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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생각한다.

92) 리콜학이란 무엇인가?

by 자동차생각_모듈러설계 2020.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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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번역 출판한 책<리콜학의 법칙>

2008년경 당시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문제에 대해서 조사하면서 보고서를 적었고

한국에 리콜에 관한 책이 한권 없다는 사실을 알고 번역 출판한 책이다.

그 중 첫장인 리콜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부분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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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콜학이란 무엇인가

 

▶「리콜 은폐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졌다.

리콜이라고 하면 어떤 사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파로마의 순간온수기 사고(역주:파로마는 나고야에 소재한 가스난방기기 제조회사. 1980년부터 1989년 까지 동사가 제작한 실내 설치형 순간온수기의 배기 팬 동작 불량으로 21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사고), 소니노트북 컴퓨터의 배터리 발화, 2005년 한 해에만 180만대 이상을 리콜한 도요타자동차……. 사회문제가 된 리콜 사례는 끝이 없지만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미쯔비시후소우의 예가 아닐까?

사고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기억에 깊이 남아있을 것이다.

사례 1

20021, 요코하마시橫浜市 지방도로에서 미쯔비시자동차공업이 제작한 트레일러형 트럭의 타이어가 갑자기 빠져 트럭에서 약 50미터 떨어진 보도를 걷고 있던 일가족 3명 쪽으로 굴러갔다. 타이어의 크기는 직경 1미터, 무게는 약 140킬로그램. 현장은 내리막길이고 보도에는 가드레일도 없었다. 차단해 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그런 장소에서 타이어가 굴러갔고 때 마침 유모차를 밀고 가던 아주머니의 목숨을 앗아갔다.

타이어가 빠지는 너무나도 초보적인 불량이 어떻게 일어났을까? 그것을 생각하기 전에 또 다른 사례 하나를 살펴보자.

 

사례 2

200210, 야마구치현山口縣의 지방도를 주행하고 있던 미쯔비시자동차공업이 제작한 대형 트럭(적재량 9)의 브레이크가 갑자기 제어 불능이 되었다. 트럭은 도로가에 있던 보행자용 지하도 출입구의 콘크리트 벽에 충돌하였고 운전수는 전신타박상으로 사망하였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눈길에서 승용차 운전 중에 비슷한 일이 자주 발생하는데, 경험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 공포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순간 이젠 죽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 사고를 일으킨 것은 9톤짜리 트럭이었다. 그 공포와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럼 왜 이 같은 업무용 대형 트럭에서 브레이크가 작동 하지 않는 사태가 일어났을까?

직접적인 원인은 프로펠러 샤프트라고 하는 엔진 회전을 자동차 바퀴에 전달하는 부품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클러치하우징이라는 클러치 외측을 덮고 있는 부품의 결함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차량의 기본 부품이 탈락한다는 것은 명확히 제품의 구조적인 결함으로 메이커 측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초기에는 메이커 측의 문제가 아니라 트럭을 운전하던 운전수 혹은 그 트럭을 사용하던 운송회사의 문제라고 했다.

실제 타이어가 엄마와 아기를 덮친 사례1의 사고 책임도 운송회사의 정비 불량이라고 하였다. ‘타이어가 빠지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운송회사가 규정에 정해진 정비를 게을리 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전혀 다른 사실이 밝혀졌다. 트레일러형 트럭을 제조한 미쯔비시후소우 쪽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타이어가 빠진 트럭의 허브라는 타이어와 차축을 연결하는 접합부재가 절단되어 있었다. 그 절단 원인은 정비 불량이 아니라 허브 자체의 강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정비이전의 문제이다.

사례 1과 사례 2 모두 책임은 미쯔비시후소우 측에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 사용자인 운송회사의 정비 불량이 원인이라고 했던 것이다. 왜 이와 같은 있어서는 안 되는사태가 발생한 것일까? 우선 다음 두 가지로 간단히 말할 수 있다.

 

1. 결함이 있는 제품을 제조했다는 점

2. 제품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공표하지 않았다는 점

 

보통의 경우라면 1이 판명된 시점에서 제품을 회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이 책의 테마이기도 한 리콜이다. 미쯔비시후소우의 경우 결함제품을 제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리콜을 하지 않고, 2와 같이 그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

그 결과 두 가지의 잘못을 범함으로써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었다. 적절히 리콜을 하였을 때와 비교해도 그 비용, 그리고 사회적 신뢰라는 점에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 타이어 탈락사고로 회사 간부 7명이 체포되고, 클러치 계통의 결함에 의한 사고로 전 간부 등 6명이 체포되었다. 오랜 기간에 걸쳐 결함을 방치한 책임을 형사재판장에서 추궁 당했다.

이 일로 미쯔비시자동차의 신뢰는 실추되고, 일본 국내의 판매대수도 크게 떨어졌다. 아직도 우리는 사례 1의 사건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고 미쯔비시자동차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리콜 은폐의 대가는 너무나도 비쌌다.

 

이 미쯔비시후소우 사건 이후 리콜 신고 대수가 급증하고 제품 불량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분명한 리콜을 하는 것이 기업에 있어서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것이 서서히 인식되었다.

결함제품을 만든 것은 사회적으로 비난 받아야 하지만 기술개발에서 실수나 불량이라는 것은 반드시 함께 따라온다. 그것을 구조적이며 적극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제로로 할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에 불량이 발생했을 때 절대로 숨기지 않는 것이. 이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바로 공표하고 신속하게 리콜 대응을 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 그 피드백feedback 프로세스야말로 그 제품과 기술을 진정으로 강하게 한다. 미쯔비시후소우의 인명사고든 파로마의 사고든 리콜의 중요성과 방법론이 좀 더 기업에 인식되어 있었다면 인명과 관련된 중대한 사고로 연결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