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철강/엔진/반도체 인력 수급
옛날 대학 다닐때 교수님에게 들었던 이야기 이다. 박정희가 현대중공업를 찾았을 때다. 배를 만드는데 엄청 나게 많은 설계 도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전부 외국에서 사온 것들이었다. 설계는 생산(조선소의 용접)보다 더 높은 부가 산업이다.
그래서 우리도 설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고, 결국 서울대에 1973년에 <기계설계학과>라는 대학교 학과 이름으로는 다소 어색한 과가 만들어졌다
내가 알기로 추가모집으로 3월 입학이 아니라, 4월에 추가로 시험쳐서 학생을 뽑은 것으로 안다. (인터넷에 찾아 봐도 안 나와서..ㅠㅠ)
아무튼 공대는 그때 그때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직업학교 역할을 한다. 자연대와 인문대, 소위 리버럴아트와는 다르다.
포항공대를 생각해 보면 안다. 한참 반도체 등이 인기가 있을때 제철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서 학교까지 만들었던 것이다.
일반 대학에서 재료 연구하는 사람이 철강 연구를 거의 안 하기 때문이다. 철강은 너무 오래 연구한 학문이라 새로운 논문을 적기가 힘들다. 그래서 학교(일종의 직업학교)를 설립해서 인력을 양성했다.
지금은 반도체를 연구하고자 하는 대학원생들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안다. 이것도 상당히 오래되었다. 전자공학과 전공해도 모두 IT 관련 업종으로 가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성에서 계약학과를 만들어서 반도체 전공하는 학생을 육성하고자 직접 지원을 하는 것이다.
그럼 엔진은?
엔진이 정말 사양 산업일까?
좋다. 사양 산업이라고 하자. 언제 사양되는 것인가?
앞으로 30년후에 없어진다면, 지금부터 30년간은 어떤 인력이 엔진 대응을 할 것인가?
내가 알기로 엔진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연구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내 대학 동기 중에도 엔진 연구한 친구는 겨우 몇 명에 불과한데, 지금은 더 줄어 들지 않았을까?
일본이 내연기관에 대한 연구조합을 결성한 것이 2014년 4월1일이다. 학교에서 엔진을 연구하는 인력이 없어지자 위기감에 8개의 자동차 회사와 대학 정부가 공동으로 연구시설을 지원하고 연구테마를 만들었다. 인력도 양성하고.
최근 들어 마쓰다가 엔진개발에 있어 상당한 주도권을 잡고 있는데 사실 마쓰다가 이렇게 하게 된 것도 나이 든 엔지니어들에 의해서였다.
포드가 마쓰다의 지분을 정리하고 마쓰다가 자유롭게 연구개발할 수 있게 되었고, 그동안 주눅이 들었던 나이든 엔지니어가 은퇴하기 전에 작품 하나를 만들어 보자는 심정으로 엔진을 새로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 Skyactive라는 개념의 신엔진이다.
<도요타도 너무 탐을 나는 기술이라 하이브리드 기술 줄테니 엔진 기술 달라고까지 한>
그렇게 해서 일본에서는 최근 엔진의 열효율이 50% 까지 달성하고 있다. 이젠 엔진의 주도권은 독일이 아니라 일본으로 완전히 넘어 갔다고 보면 된다.
미국은 더 오래 전부터 엔진 연구를 안 했기에 지금 포기 상태 인 듯 하다. 미국의 전동화는 엔진에서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점도 있다.
철강/반도체에 비해 자동차 엔진 분야의 인력 공급이 가장 심각할 듯 하다.
반도체 반도체 하면서 인력난 이야기 하길래..
엔진은 더 심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주절주절 적었다.
<사진1> 일본 자동차용 내연기관 기술 연구조합 홈피.
<사진2> 2015년 기사. 엔진개발의 역사적 전환점 이루었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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