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18일 글
www.systemclub.co.kr에서 글을 하나 옮겨 오면서 제 경험을 몇자 적어 봅니다.
제가 6년간 살았던 일본 쿄토에서의 일이 생각이 나는군요. 박사과정중에 한쪽 다리가 심하게 아픈적이 있었습니다. 잘 걱지도 못할 정도로 절뚝절뚝 무척 고통스러웠기에 평소에 타고 다니는 자전거를 포기하고 버스를 타고 다닌적이 있습니다만, 쿄토의 버스 운전사들은 너무나 친절하였습니다.
한번은 내가 버스를 타서(쿄토는 앞문으로 탐) 뒷쪽 자리로 쩔뚝거리며 가고 있는데 순간적으로 알아차렸습니다. "버스 운전수가 내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정차상태에서 출발하고 있지 않는 다는 사실을 " 얼른 자리에 앉아 앞쪽을 보니 운전수가 백미러로 나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고, 내가 고개를 끄떡하니 그제서야 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경험은 MK택시에서 입니다. 택시를 내가 가야 하는 방향에서 반대방향으로 잡았습니다. 택시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turn을 하고 난뒤에서야 요금계기판을 누르는 것이었습니다..
전 한국에서 택시를 타면서 혹시 내가 사기를 당하는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을 많이 가집니다. 최근 김해공항에서 부산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뒷자리에 앉아 읽어야 할 자료를 한참 읽고 있다가 밖을 보니, 일부러 길을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살아온 동네인지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길인데도 택시 기사에게 왜 이길로 가냐고 물어보면, 차가 막혀서 이길이 더 빠르다는 말입니다..
또 내가 알고 있는 버스 정류장중 가장 최악이 수원역 앞 버스정류장입니다...버스가 오면 수십명이 이리 저리 뛰어 다녀야 하고, 난 그곳에서 몇번이나 버스를 놓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이런것이구나 하는 생각 뿐입니다.
시스템클럽 게시판에서 옮겨온 글.----------------------------------------------------
선진국과 후진국(게시판에서)
저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점은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가진 사회' 라고 봅니다.
한국 : 버스가 옵니다. 버스가 한번에 3대 들어오면 앞에 버스는 정류소 간판에 서지만, 다음 버스는 그 다음, 세번째 버스는 저 뒤에 섭니다.
사람들은 우루루 뒤에 버스에 달려가 탑니다.
그러면 정류소 간판에서 세번째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뒤로 달려가 같이 타야합니다.
왜? 세번째 버스는 뛰어온 손님을 담아 실으면 정류소 앞에는 안서고 그냥 가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버스를 타면 정류소 벨을 누르고 정차하지도 않았는데 미리 서서 내릴 준비를 합니다. 버스 내에서는 벨을 누르고 정차하면 서서 내리세요 라는 표시가 있으나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버스를 탈 때부터 내릴때 까지 상당히 집중해야 합니다. 양반처럼 굴다가는 타지도 못하고 내리지도 못하기 때문에 항상 자기 주장을 펴야 제대로 대접을 받습니다.
또 1만원짜리 내고 버스를 타지 못하기 때문에 잔돈이 없으면 슈퍼에서 과자라도 하나 사서 돈을 바꿔야 합니다.
고액지폐 교환기를 버스에 설치하기가 그리도 힘든 모양입니다.
일본 : 버스는 반드시 정류소에 사람이 없어도 정차합니다.
손님은 벨을 누르고 버스가 정차하면 서서 내립니다.
고액 지폐도 운전석 옆의 교환기에 넣으면 잔돈이 좌르륵 쏟아져 나옵니다.
심지어 버스 정류소 표지판에 내 버스가 어디쯤 와 있는지 시간이 표시됩니다.
제가 일본에 있으면서 한번도 저 버스가 나를 버리가 가버리면 어쩌나, 벨 누르고 문 앞에 서지 않으면 혹시 문을 안열고 그냥 가지 않을까, 이리뛰고 저리뛰고 한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버스는 평온하며, 운전은 절대로 급브레이크 밟지 않으며, 규정속도를 지키며 클래식 음악이 흐르면서 와인을 마시는 평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에 들어오면 이때부터 내돈 내고 버스타는 것도 내가 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항상 내가 먼저 소리를 질러야 하고, 항상 주위사람들에게 물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사회입니다.
그러니 신사처럼 가만 있으면 절대로 대접을 못받으니 너나 할 거 없이 이리 뛰고 저리뛰고 난리가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 버스 하나만 보더라도 한일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지만원 선생님이 지적하신 은행 객장의 번호표 도입이 우리에게 혁명이었다는 말은 대단히 가슴에 와 닫습니다.
버스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인천공항이 엄청난 돈으로 하드웨어를 건설했으나 그 소프트웨어는 실망입니다.
1년전에 인천공항으로 일본에서 입국을 했습니다.
서울역에 가려고 버스를 찾으니, 이건 전쟁입니다.
표를 파는 곳도 일정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나를 불안하게 만든 것은 버스가 질서가 없이, 자기 멋대로 오며, 노선은 왜 이리도 헷갈리는지.
일본 간사이 공항입니다.
내려서 4층으로 나오면 버스가 있습니다.
저는 고베로 가기때문에 주위를 둘러보니 6번에서 매표소가 있습니다.
매표소는 자동판매기로 좀 머뭇거리니 옆에서 아가씨가 친절히 안내해줍니다.
표를 사고 표지판에 줄을 서니 아저씨가 짐을 실을거냐고 묻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짐을 이동해 주면서 번호표를 붙입니다.
나는 그냥 줄을 서서 한가로이 신문을 보고 있으면 됩니다.
인천공항.
처음부터 시장바닥이 따로 없습니다.
목적지 가는 데 이리 갓다 저리갔다 정신 없습니다.
한국인인 내가 이럴 지경인데 외국인은 참 용합니다.
다들 잘 찾아 가는 모양입니다.
일본 지하철.
요금을 착각하여 50엔 부족하게 표를 사고 목적지에 왔습니다.
아차, 50엔 더 내야겠구나.
옆을 보니 정산기가 있습니다.
표를 넣으면 자동으로 50엔 넣으라고 표시가 됩니다.
50엔 넣고 당당하게 나왔습니다.
서울 지하철.
아차, 200원 더 내야하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정산기는 없고, 무슨 버튼이 있습니다.
이걸 누르면 직원과 통화가 된다네요.
21세기에 무신 인터폰이야....
누르고 사정을 얘기하니 직원이 와서 돈을 받고 보내 줍니다.
어떨때는 짜증이 나서 애라이, 그야 뛰어 넘고 나옵니다.
멀쩡한 시민을 도둑으로 만들고 맙니다.
정산기 내지는 직원과 바로 얘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오사카 오락실.
인기있는 오락게임이라 사람이 많습니다.
기다리니 대기표를 줍니다.
1인당 2시간만 할 수 있으니 시간이 되자 하던 사람에게 시간이 되었다고 얘기하고 저를 안내해 줍니다.
오락실에서도 이렇게 순번 대기표가 운영되고 있으며 모두다 흔쾌히 따릅니다.
일본에 있으면 전체적으로 평온한 분위기가 감돌며 안정된 느낌이 듭니다.
네덜란드에 가보니 거기도 마찬가지로 평온한 느낌이 감돌며 벨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에 가보니 여기는 꼭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역시 국민소득이 국민의 의식을 결정하는 거 같습니다.
2만불 이상의 나라는 거저 그렇게 잘사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가능하면 예측 가능한 사회시스템을 만들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내가 내 목소리를 굳이 내지 않더라도 시스템이 알아서 나를 안내해 주는 사회, 매뉴얼이 정비되어 싫더라도 누구나 따르는 사회, 이런 사회를 모두가 불평하지 않고 따라주는 사회, 이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는 소프트웨어가 너무 부실합니다.
하드웨어는 동양최고라 하지만, 뭔가 시스템 운영을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버스 하나만 보더라도 이럴 진데 다른 분야는 닐러 므슴하리요.
지 선생님 지적대로 사회 시스템 부족이 아닐까요.
우리는 공익광고 등을 통해 끊임없이 양심에 호소하는 사회입니다.
그러나 지키고 싶지 않아도 그렇게 할 수 박에 없도록 시스템을 만들면 자연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요는 시스템이 정비가 되어 있으면 악한자든, 선량한 자든 모두가 지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킥킥거리며 웃다가 오며가며 체험하며 살고 있는 저로서 답답함을 금할수가 없습니다.좁은땅덩어리에 웬대형차는 그리도 많은지.. 정말 울나라 업그레잇 해야됩니다.
'생각할만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법의 도 9가지.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 (0) | 2018.07.04 |
---|---|
소나무에서 한국인의 힘과 강인함을 발견하다. (0) | 2017.04.01 |
Everybody has peaks and valleys (0) | 2017.04.01 |
大善과 小善, 직장에서의 상사의 역할 - 이나모리 의 글 소개 (0) | 2017.04.01 |
무엇이 원칙인가 (0) | 2017.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