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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를논하다

동작분석....서블릭기호

by 자동차생각_모듈러설계 2017.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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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분석....서블릭기호

글쓴이 : 파워볼 번호 : 44조회수 : 232007.07.05 11:39

길브레스(Frank Bunker Gilbreth)는 테일러보다 12년 늦은 1868년 미국 동북부에 있는 메인주의 페어필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때 철물상을 하던 아버지를 여의고 경제적으로 어렵게 지냈는데, 어머니와 함께 보스턴으로 이사해 고등학교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그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진학을 희망했으나, 누나의 교육비로 이미 돈이 바닥난 상태였으므로 어머니에게 더 이상 경제적인 염려를 드리지 않기 위해 진학을 포기했다.


대신 17살의 나이에 건설회사 벽돌공의 견습공으로 출발했지만 벽돌 쌓는 작업의 동작개선을 통해 30세가 되기 전에 세계 여러 곳에 사무실을 둔 건설회사를 갖게 될 정도로 성장했다.


그는 과학적 관리법의 기초가 된 ‘동작연구(Motion Study)’를 발표해서 주목을 끌었으며, 미국경영학의 체계를 확립했다.

 

길브레스가 동작연구를 시작하게 된 기본 동기 및 학문적 배경은 노동자의 피로를 경감시키기 위한 노동과학 및 산업심리학에 기초하는 것으로서, 그가 동작연구의 방법으로 창안해 사용한 서블릭(Therblig) 방식은 인간의 동작요소를 구분한 최초의 업적이었다.


1901년 필드시스템을 비롯해 동작연구를 완성했는데, 그 목적은 작업수행에 있어 유일·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으로, 이와 같은 최선의 동작을 채용하지 않고서는 과학적 관리법도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1911년부터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공장효율 관리운동을 전개했으며, 그의 투철한 능률주의 사고는 각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저서로는 능률기사인 자신의 아내와 함께 저술한 ‘피로연구(1919년)’ 및 ‘시간연구(1920년)’ 등이 있다.

 

능률적인 운영을 생활 모든 곳에 적용

 

길브레스는 오랫동안 심장이 나빴다. 그는 자신이 갑자기 죽더라도, 즉 남자가 없어도 가사가 잘 진행되도록, 또한 나이든 아이가 아우나 누이동생을 책임지도록 가정을 철저하게 능률적으로 운영해 온 것도 그 때문이다.

 

길브레스는 12명의 아이를 키우는데 아내의 어깨에 짊어지게 될 짐을 되도록 덜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1924년 6월 14일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에서 열린 제1회 국제관리회의의 참석을 며칠 앞두고 5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집에서 1마일 떨어진 역으로 걸어가 뉴욕행 열차를 탈 예정이었다. 마침 기차시간에 다소 여유가 있어 공중전화로 아내와 통화했다.


“여기로 오는 도중, 리버회사의 가루비누를 담는 동작을 없앨 수 있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라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길브레스는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10세 연하의 릴리안(Lillian Moller Gilbreth)과 결혼하게 되는데, 길브레스는 대학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훗날 부인 릴리안은 브라운대학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기술자인 남편과 심리학자인 부인은 금슬도 좋았지만 인간의 작업행동을 분석해 연구하는데 더없이 좋은 동료가 되었다.


길브레스의 별세 후 부인 릴리안은 남편의 연구를 이어받아 94세까지 활동을 계속한 공로로 오늘날 ‘기술의 여왕(First Lady of Engineering)’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릴리안은 산업공학(IE) 최초의 여교수로 퍼듀대학에 근무했다.

 

부인은 길브레스를 대신해 회의에 참석하기도 하는 등 1972년 1월 2일 94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길브레스의 사상을 알리는 훌륭한 전도사가 되었다.

 

집은 과학적 관리법과 낭비의 동작을 없애는 학교

 

길브레스의 가정사를 재미있게 기록한 ‘한 다스면 더 싸다(Cheaper by the Dozen)’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길브레스의 아들(F.B. Gilbreth, Jr.)과 딸이 같이 쓴 것으로, 미국에서 한 때 영화로도 보급되었다.


한 다스란 결혼 당일 길브레스가 처음으로 아내에게 말한 숫자였다. 두 사람은 식이 끝나자 캘리포니아의 오클랜드에서 기차를 탔다. 그때 부인이 남편에게 “애를 몇이나 낳을까요?”라고 묻자 한 다스만 낳자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것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반씩 낳자고 약속하고 그것을 실천했다.


그런데 나중에는 쌍둥이 또는 세 쌍둥이가 태어나지 않았던 것을 섭섭하게 여기게 됐다. 그는 대가족을 만들려면 한꺼번에 낳아 한꺼번에 키우는 것이 가장 능률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길브레스는 공원에 입장할 때, 영화를 볼 때, 기차나 배의 표를 살 때도 자주 한 다스 가족 수를 말해 단체를 적용받아 요금이 더 저렴하게 되도록 접촉했다 .


뉴저지주 몽클레어에 있는 길브레스의 집은 ‘과학적 관리법과 낭비의 동작을 없애는 학교’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아이들이 접시를 닦는 일을 촬영해 얼마나 낭비된 동작이 제거될까, 어느 정도로 빨리 해낼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


여분의 용돈이 탐나는 아이는 각자 심부름 값의 금액을 써 비밀입찰을 한다. 계약은 최저입찰자에게 가기로 되어있다.


목욕실에는 공정표와 작업표가 붙어있다. 길브레스는 아이들에게 되도록 어릴 때부터 능률적이고 과학적인 행동을 위해 글씨를 빨리 가르치고자 했다. 글씨를 배우고 나면, 매일 아침 이를 닦고, 목욕하고, 머리를 빗고, 침대를 정리한 것을 목욕실에 있는 도표에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밤에는 자기 체중을 달고 그것을 그래프에 적어놓고, 또한 숙제를 마무리하고, 손과 얼굴을 씻고, 이를 닦으면 또 다시 도표에 표시한다. 아내는 스케줄 표에 기도하는 것도 표시하도록 하고 싶었으나, 길브레스는 각자의 자유로 두는 것이 좋겠다고 예외 조항을 두기도 했다.


가정에서도 모든 일에 능률을 적용했다. 조끼는 단추를 위에서부터 밑으로 끼지 않고, 밑에서 위로 끼웠다. 즉 밑에서 위로 끼워나가면 3초면 되지만 위에서 아래로 끼우면 두 배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또한, 면도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얼굴에 비누거품을 칠할 때 면도솔 두 개를 쓰고, 면도칼 2자루로 수염을 깎아서 시간을 단축했으나 이 방법은 결국 단념했다. 면도칼 2자루로 44초를 절약했으나 면도칼에 다친 목에 붕대를 감는데 2분이 낭비되었기 때문이다.


도요타에서 라인에 이상이 생기면 안돈에 불이 들어오고 그 이상의 내용에 따라 각각 다른 벨소리가 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이와 유사한 것으로 길브레스는 휘파람을 가족집합의 신호로 했다. 이 신호를 들으면 모든 것을 집어치우고 뛰어와야지 그렇지 않으면 혼날 뿐 아니라 용돈을 줄여나가곤 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큰일을 발표할 때나, 일에 싫증이 나서 아이들과 한바탕 떠들썩하게 놀고 싶을 때, 또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할 때에도 불었다. 이것은 전 가족을 친구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나, 가족이 재빨리 모인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이런 경우에는 언제나 조끼주머니에서 스톱워치를 꺼내 집합 시간을 측정했다. 언젠가는 찻길에서 나뭇잎을 태웠는데, 그것이 번져 집의 벽 판자가 타기에 이르렀다. 길브레스가 휘파람을 불자 14초 만에 전원이 집밖으로 뛰어나갔다. 이제까지의 기록보다 8초나 빠르게 집합되고, 불은 곧 꺼져 소방차를 부를 필요가 없었다고도 한다.

 

동작개선 위해 카메라 이용한 여러 기법 고안

 

이밖에도 그는 외과수술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동작연구를 이에 적용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외과 의사들은 협조적이 아니어서 수술 환자의 수술과정을 촬영할 수 없었다. 한참 궁리 끝에 사람의 몸에 없어도 되는 편도선을 떼어내는 수술을 하기로 하고 자신이 실험 대상이 되기로 했다.

 

그러나 회복이 잘되지 않아서 편도선 수술 후 2주간이나 자리에 누워있었다. 담배는 커녕 식사도 못하고 말도 못했다. 그렇게까지 고생해서 수술 동작을 촬영하고 그것을 개선하려고 했으나 카메라 기사가 렌즈 뚜껑을 열지 않고 촬영해 아무 성과도 얻지 못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그 후 그는 사람의 동작을 요소작업으로 구분한 서블릭 기호를 발명해 동작개선의 좋은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크게 공헌했다. 길브레스는 작업자의 동작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촬영법을 도입했다.


이때에 사용된 카메라는 사람이 손으로 크랭크를 돌려 연속촬영을 했기 때문에 사진 한 컷 사이의 시간간격이 일정하지 못했으므로 화면의 수를 가지고는 시간을 환산할 수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길브레스는 1/2,000분까지 잴 수 있는 마이크로 크로노미터라는 시계를 고안해 작업자의 동작과 이 시계를 같이 화면에 담았다. 이를 미세동작연구(Micromotion Study)라고 했다.


또한, 작업자의 작업동작의 궤적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작업자의 손가락이나 신체부위에 꼬마전구를 달고 주위를 어둡게 한 다음 스틸카메라로 장시간 동안 촬영하는 방법으로 사이클그래프(Cyclegraph) 방식을 고안했다. 이 촬영에서는 궤적이 단순하고 일관된 것이 좋은 작업 동작임을 알 수 있었다.


사이클그래프 방식으로 촬영하면 작업동작의 궤적은 기록으로 남길 수 있으나, 동작의 어느 부분에서 속도가 빠르고 느린지를 알 수가 없다. 깜빡이는 전등을 부착하고 같은 방법으로 촬영하면 전등이 켜지는 순간만 사진 상의 기록으로 남게 되므로 동작의 궤적이 점선으로 나타나게 된다.


즉, 동작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점선의 점 길이가 길게 나타나므로 동작의 궤적만이 아니라 시간적인 요소까지도 알 수 있다. 이를 크로노사이클그래프(Chronocycle Graph)라고 이름을 붙였다.

 

사람의 18가지 동작원소 나타낸 ‘서블릭’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이 산소, 불소, 질소 등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 원소의 구성방법에 따라 온갖 물질이 나오듯이, 길브레스는 사람의 동작도 이를 구성하는 기본요소(동작원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길브레스는 찾는다, 집는다, 운반하다 등과 같은 18가지 동작원소를 찾아서 그 이름을 자기이름 철자를 거꾸로 쓴 서블릭이라고 붙였다. 작업동작을 말로 설명하면 복잡하고 불분명하지만, 서블릭으로 나타내면 간결하고도 분명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오늘날도 작업동작분석을 위해서는 서블릭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작업자의 동작뿐 아니라 공정을 기호와 도표로 간결하게 나타내어 작업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도록 한 공정표를 고안한 것도 길브레스다. 공정표에서는 작업을 5가지 요소(작업, 운반, 검사, 대기, 보관)로 나누어서 표시하고 있다.


길브레스의 연구를 요약하면 빠르고, 쉽고, 편한 ‘유일한 최선의 작업방법(The One Best Way of Doing Work)’을 찾아서 작업능률을 높이면서, 아울러 작업자의 피로를 줄이자는 것이다.


이처럼 길브레스는 작업개선을 위한 ‘방법연구(Method Engineering)’의 선구자이며, 일상생활 속에서 이론을 실천한 산업공학의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킨 방법연구의 실천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