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의 제조업은 고도성장을 하였고 그래서 가능하면 공장을 많이 돌려 많은 생산을 할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가동률(稼動率)이라는 것을 중시하였습니다. 여기서 가동률이란 생산을 할 수 있는 최대 능력에 대한 실제 생산을 한 비율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제 판매가 정체되어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내가 차를 만들고 싶을 때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도요타에서는 가동률(可動率)이라는 용어로 사용합니다.
흔히들 가동률이라고 하면 稼動率을 의미합니다. 얼마나 공장/기계를 많이 돌리고 싶어하는 시절에 중요한 수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계를 돌리고자 할때 기계가 정말 잘 돌아갔는지를 의미하는 가동률(可動率)의 시대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런데, 발음이 동일하여 다소 헷갈리면서 오히려 가동률(可動率)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래의 글을 읽으니 가동도(Availability)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군요. 도요타 생산방식의 가동률(可動率)과 같은 개념인 것 같습니다.
나는 차라리 이용가능률(availability)라고 번역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그래야 의미도 정확히 알고, 시대가 변했음을 모두 느낄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대령 예편 후의 첫 공공 작품, F-16기
-나의 산책 항목-
FX 사업에 대해서는 내가 국방연구원에 있을 때인 1986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에 있으면서도 두 개 기종에 대한 조사를 했다. FX사업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내 박사논문인 ‘가동도’(Availability) 개념을 알아야 했다. ‘가동도’라는 고급 수학 분야를 모르면 두 기종에 대한 분석이 엉터리일 수밖에 없다.
A 전투가 100대를 기지고 있는 부대가 있고, B 전투가 100대를 가지고 있는 부대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동시에 출격명령을 내렸다고 하자,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출격할 수 있는 전투기 수는 A형 다르고 B형이 다르다. 고장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수리시간이 어느 형이 빠른지에 따라 가동도가 다른 것이다. 예를 들면 발진명령이 내려졌을 때 A형이 80대 뜰 수 있는 반면, B형은 60대밖에 뜨지 못 한다. 이것이 ‘가동도’라는 것이다. 내가 이 논문을 쓸 때까지만 해도 '가동도'가 통계학의 개척 장르로 부각은 돼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구체적인 현실 문제를 풀기위한 수학공식을 만든 사람은 전 세계에서 내가 유일했다.
이 새로운 개념에 따라 분석을 해보면, 기종선정을 위한 연구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달라진다. 우리가 사는 것은 전투기 숫자를 사는 것이 아니라 ‘체공대수’(Numbers in the Air)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떠야 할 때 뜨지 못하면 유령기인 셈이다. 우리가 사야 하는 것은 떠야 할 때 정비를 하고 앉아 있는 비행기를 사야 하는 것이 아니라, 떠야 할 때 바로 뜰 수 있는 비행기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이 개념에 GD사 간부들이 매우 놀라워했다. 그래서 양개 전투기 가격을 비교할 때 각 기종의 가격을 놓고 단순비교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체공시간’(Time in the Air) 즉 공중에 떠 있는 시간당 가격을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따지면 양개 기종의 수명시간도 매우 중요하게 계산돼야 한다.
F/A-18기는 늘 바다 위에 있기 때문에 짠 해수를 견디기 위해서는 재료를 알루미늄보다 매우 비싼 티타늄을 써야 한다. 이는 지상 활주로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에 불필요한 비용이다. F/A-18은 수리부품 교환을 어셈블리 단위로 하기 때문에 정비비도 대단하다. 10만 시간 당 추락 율도 비용에 계산돼야 한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분석해 보니 1989년의 군은 매우 잘못된 기종을 선택한 것이었다.
나는 비록 민간 신분이긴 했지만 당시 대전 계룡대에 있는 육군본부로 가서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이종구 대장을 만나 분석의 요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이종구 대장은 즉시 청와대 안보수석 김종휘에게 전화를 걸어 지만원을 빨리 만나보라 했다. 하지만 김종휘는 나를 청와대로 불러놓고 불청객 취급을 하며 외출을 했다. 이때 김종휘 밑에 있던 육사 24기 김희상 준장이 나를 반기면서 내 보고서를 읽더니, “선배님 이렇게 중요한 자료를 이제 주시면 어떻게 합니까?” 참으로 아쉬워했다.
1990년, 이종구 대장은 예편을 했고, 당시 국방장관은 육사 11기 이상훈이었다. 나는 민간인이 된 이종구 장군의 강남 사무실에 인사를 하러 갔다가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방위사업 일반에 대해 아무런 부담 없이 긴 강의를 해주었다. 일단 사업을 따낸 MD사가 곧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유도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1990년 10월, 보안사 윤석양 이병이 민간인 사찰 문제를 폭로했다. 이로 인해 이상훈 장관이 물러나고 이종구 대장이 국방장관이 됐다. 그가 국방장관이 되자마자 MD사는 미국지분의 가격을 80% 정도 올렸다. 사전 지식이 있었던 이종구 장관은 즉시 기종을 F-16으로 바꿨다. 기종을 변경한 것은 순전히 이런 것이었는데 이회창 당시 감사원장은 빨갱이들 또는 이해당사자들의 끈질긴 의혹제기에 눈이 멀어 7개월 동안 조사한다며 온 사회를 소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기종변경과 관련하여 찾아낸 비리는 없었다. 직급이 높을수록 분석력이 없으면 위험한 것이다.
F-16은 사실 당대의 걸작이었다. 2차 대전에서 공중전의 총아요 영웅으로 활약했던 조종사가 있었다. “커널 보이드”, 보이드 대령이었다. 그는 미국 조종사들의 로망이었다. 미국에는 1970년대를 수놓은 전투기 마피아(Fighter's Mafia)가 세 사람 있었다. 보이드 대령, 리치아니, 스피니였다. 이들은 멀리 보고 멀리 쏜다는 잣대로 무장을 많이 한 전투기를 만들면 가격이 너무 비싸 제한된 예산으로는 적은 수의 전투기를 보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공중전의 강점은 공중전에 참가한 전투기 수와 회전반경이라는 등의 이론을 펼쳤다. 이에 미 국방성이 화답했다. "그렇다면 당신들 3 마피아가 설계개념을 정립해 달라“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F-16이었고, 이는 지금까지도 공중전의 왕자다.
GD사 중역과 GD사 한국담당 사장이 나를 불러 저녁을 대접했다. 미 공군 대령 출신 중역이 나에게 매우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자기네 회사는 단돈 100달러를 드릴 수 없으니 그 대신 엔진을 납품할 수 있는 사업권을 드리겠다고 제의했다. 이에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F/A-18이 한국공군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지, F-16이 선정돼야 한다고 말한 적 없다. 고마워하는 마음만 감사하게 받아들이겠다” 이 말이 떨어지자 그는 반사적으로 땅에 무릎을 꿇고 “존경한다” 말했다.
그 후 어느 날 나는 내가 9년 동안 살았던 서부의 로망지 몬터레이 반도에 가 있었다. 그 때 GD사 서울사장에서 연락이 왔다. GD사까지 갈 수 있는 비행기 표 값을 지불했으니 GD사를 방문해 달라고 했다. GD사 중역들은 나에게 저녁을 대접했고, 다음 날 제품 생산 공장을 구경시켜 주었다. 그리고 한 참 후 그들은 미니 앨범을 만들어 우송해 주었다. 이런 대접은 일국의 수장들에게나 해줄 수 있는 예우였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반대편 사람들, 특히 당시의 공군총장으로부터 미국에 한 미천 마련한 사람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그리고 GD사는 나중에 MD사와 병합하여 지금은 로키드마틴사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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