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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생각한다.

자생45) 사물의 흐름을 본다는 것

by 자동차생각_모듈러설계 2020.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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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생각한다 45

#자생

사물의 흐름을 본다는 것.

석사 학위를 마치고 처음 취직한 기아자동차 차량실험부 NVH시험팀에서 차량의 소음/진동 관련 업무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차에서 나는 소리를 분간해서 듣는 것이었다.

바람소리, 타이어소리, 엔진소리, 로드노이즈 등등등. 타이어 소리에서는 브레이크 잡을때 소리, 타이어 패턴 소리, 중저음 소리, 등등 내 귀에 들리지도 않는 소리들을 구분해서 듣고 평가를 해 낼 수 있어야 한명의 독립적인 엔지니어로 인정받는다.

운전면허도 없이 취직한 상태에서, 매일 차를 분해 조립하고 실험하면서 정말 몸으로 익혀야 하는 것이었다.

당시 담당하고 있는 <크레도스>차량의 본넷에 들어가는 흡음재 테스트를 하고 있을때였다. 흡음재를 교체하고, 사원인 난 뒷자리에서 계측기로 즉정을 하고 대리가 앞자리에서 운전을 하며 테스트를 끝내고 난 뒤 당시 사수인 고참 대리가 소리가 어떻게 달라 졌냐고 물어 보길래...

고개를 숙이며 이상하게 윈드노이즈(바람 소리)가 커진 것 같다고 해서, 한 소리 들었다. 엔진 소음 줄이는 흡음재를 교체했는데 왠 바람소리가 늘어난다는 소리를 하니..

그런데, 실험후 자세히 살펴 보니 흡음재 교체 이후 잠시 창문을 열었다가 창문이 꽉 닫혀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 때 이후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도요타 생산방식은 보는 눈에 대한 훈련이다. 사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는 연습을 도요타 출신의 선생들과 연습했다.

이 연습을 가장 많이 시켜주신 분이, 곤도 데츠오 (近藤 哲夫)라는 분이다. 당시 그는 70대 후반 넘는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같이 현장에서 사물의 흐름을 토론하면서 가르쳐 주셨다.

회사 생활에서 첫 몇년간은 귀 훈련(듣는 훈련)이었고,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귀국해서는 눈 훈련(보는 훈련)만 몇 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