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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생각한다.

119. 포드로부터 배워, 포드를 능가한 사람

by 자동차생각_모듈러설계 202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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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생각한다.

 포드로부터 배워, 포드를 능가한 사람 (출처 : 2010년 일본어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1월호)

- 엘리 골드렛 Eliyahu M. Goldratt -

제조업은 헨리 포드와 오노 다이이치(大野耐一)라는 두 위대한 사상가에 의해 형성되었다. 포드는 흐름작업 방식을 도입해 대량생산에 혁명을 일으켰다. 한편 오노는 포드의 아이디어를 한층 발전시켜 도요타 생산방식을 만들었고, 재고는 자산이 아니라 부채라는 생각을 이끌어 냈다. 오노의 위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포드의 업적에 대해서 알아둘 필요가 있다.

헨리 포드의 발명

운영(Operation)을 통해 제품 생산 과정의 전체 흐름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 낭비없는 생산을 하기 위한 열쇠이다. 이것이 포드의 출발점이었다. 그래서 포드는 흐름의 개선에 노력했고, 이것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1926년에 포드는 철광석을 채굴한 후, 5,000점 이상의 부품을 조립하여 완성차를 만들고, 이를 열차에 적재하여 수송하기까지의 리드타임(Lead Time) 81시간으로 단축시켰다.

흐름(Flow)이란 오퍼레이션 내의 재고가 움직이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재고는 움직이지 않으면 쌓인다. 재고가 쌓이면 장소를 차지한다. 이때 직감적으로 떠 오르는 해결책은 재고가 쌓이는 공간(space)를 제한하여 흐름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포드는 작업현장(공정)과 작업현장(공정) 사이에 재공품(在工品)을 두는 공간에 제한을 가했다. 이것이 흐름 작업방식의 본질이다. 흐름 작업방식의 초기 단계에는 공정과 공정간의 제품 이동시 벨트 컨베이어와 같은 기계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으로도 잘 알 수 있다.

포드의 흐름 작업방식이 얼마나 놀랄만한 것인가는 공간에 제한을 설정했을 때 야기되는 결과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만일 그 공간이 재고로 가득 쌓이게 되면 작업자가 생산을 멈출 수밖에 없고, 결국 흐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포드는 부분효율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 바꿔 말하면, 흐름작업방식은 모든 작업자와 작업현장이 100% 바쁘게 가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상식과 상반된다.

다시 말해, 쉼 없이 자원을 사용하여 가동시키지 않으면 생산 오퍼레이션이 떨어져 쓰루풋(Throughput)이 낮아진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만약 포드가 공간의 제한에 만족했더라면 그와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정한 양 이상 재고를 쌓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에는 다른 효과가 있다. 그것은 “흐름을 나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문제를 가시화(可視化)하는 것이다. 결국, 라인상의 어느 작업 현장이 짧은 순간 생산을 멈추면 라인 전체가 즉시 멈춘다.

포드는 “라인이 정지해 있다”는 가시화된 상황을 공장의 생산능력(capacity)이 아니라 흐름의 균형(balance)이란 관점에서 대처해 나갔다. 이런 활동을 통해 부분적인 효율을 희생하고 흐름을 균형있게 하여 쓰루풋을 대폭 향상시켰다. 포드는 당시의 자동차 메이커 중 작업자 한명당 가장 높은 쓰루풋을 실현했다.

 

오노 다이이치의 도전

오노의 목표도 포드와 같이 흐름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리드타임을 단축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도요타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해답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그는 “고객이 주문하고 난 뒤 우리가 그 대금을 회수할 때까지의 시계열(Time Series)을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생각했다.

 

간반방식을 발명하다

오노는 과잉생산을 막기 위한 개선에 임하였을 때 커다란 장애에 직면했다. 어떤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때에는 포드가 했던 것처럼, 각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전용 라인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일본 자동차시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요타는 전용 라인을 만들 수 없었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컨베이어 라인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노는 장치를 전용화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컨베이어 라인에서 만들 수 없을지를 생각했다.

문제는 공정간의 여유 공간에 제한을 가하면 라인이 마비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 부품 공급라인에서 공정과 공정간에 재공품으로 가득 차 라인이 멈추면, 이 부품을 필요로 하는 조립 라인은 부품 부족으로 라인이 멈추게 된다.

오노는 슈퍼마켓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가 1956년에 미국을 방문, 슈퍼마켓을 실제로 눈으로 보기 전의 이야기임), 갑자기 해결책이 떠올랐다고 회상하고 있다. 슈퍼마켓에서는 상품이 판매되면 그 양만큼을 보충한다. 결국 필요한 수의 재고를 정확한 타이밍에 다음 공정에 흘리면 라인이 마비되는 일이 없어진다. 즉 흐름이 균형 있게 된다고 생각하였다.

오노는 언제 생산하지 않아야 하는가를 구현할 수 있는 오퍼레이션 시스템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는 포드의 방법을 뛰어 넘어 개개의 부품이 쌓이는 양을 제한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 생겨난 것이 소위 ‘간반방식’이다.

간반방식은 ‘무엇을 언제 생산할 것인가?’뿐만 아니라 그것보다 중요한 ‘생산해서는 안 될 시점’까지 알려준다. 결국, 과잉생산을 막는 도구이다. 이와 같이 오노는 언제 생산하지 않을까를 알리는 구조를 공간에서 재고로 변화시켰다. 결국 오노는 포드의 생각을 계승 발전시켜 성공했다.

 

기종 교체시간을 단축하다

 

언제 생산하지 않을까를 알리는 간반방식을 현장에 도입하면 쓰루풋 (Throughput)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흐름을 균형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오노가 직면했던 문제는 포드가 직면했던 것보다 휠씬 크고 곤란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라인이 전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제품에서 다른 제품으로의 잦은 기종 교체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하나의 라인에 기종교체를 통해 여러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일정시간의 교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초기에는 대부분의 기종교체 시간이 생산에서 요구하는 시간보다도 길었고, 따라서 쓰루풋이 크게 떨어졌다. 이로 인해 오노는 큰 저항에 직면한다. 실제 그가 생각한 생산시스템은 194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전반까지 “조잡한 오노방식”이라고 조롱을 받았다고 그 자신도 회상하고 있다.

오노는 기종 교체시간이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도요타 생산방식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기까지 기종 교체시간의 효율적인 대처방안은 배치 사이즈(Batch Size)를 크게 하는 것이었다. 수많은 논문에 “경제적 배치 사이즈(EBQ)”라는 아이디어가 소개되어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오노는 이 EBQ를 사용하게 되면 리드타임을 단축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와 같은 지식 모두를 무시해 버렸다. 오히려 필요로 하는 기종교체 시간을 극적으로 줄여 이 프로세스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종교체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하여 수 분 이내로 단축시켰다. 도요타 생산방식에 있어서 기종 교체시간의 단축과 배치 사이즈 축소 간에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다.

 

흐름을 균형되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하다

 

그러나 흐름을 균형되게 하는 것은 기종 교체라는 장벽을 넘는 것보다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한다. 대부분의 작업현장이 다수의 부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흐름을 방해하는 근본 원인을 관찰해서 직접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오노는 프로세스의 개선에 집중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없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결국 흐름의 균형을  잡기 힘들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노는 간반방식에서 그 타개책을 찾았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바위와 물’에 대한 예가 도움이 된다. 수위는 재고수준이고 바위는 흐름을 방해하는 장해물이라 할 수 있다. 강의 밑바닥에는 많은 바위가 있어, 그것을 없애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어느 바위를 없애야만 하는가 이다. 답은 수위를 낮추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바위를 없애면 된다.

간반방식 도입시 타당한 쓰루풋을 얻기 위해 오노는 먼저, 결코 적지 않은 부품을 상당수의 상자(container)에 넣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상자의 수를 줄이고, 그 다음에는 각 상자내의 부품 수량을 줄였다. 흐름에 지장이 생길 때까지 상자 수와 상자내의 부품 수량, 즉 수위를 계속 줄였다.

그리고, 흐름이 방해 받을 때에는 “왜”를 다섯 번 반복하면서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한 뒤 이와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시간은 걸리지만 결과적으로 생산성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이처럼 흐름을 균형되게 하기 위해서는 ‘부분 최적’이 아닌 ‘전체 최적’을 목표로 해야 한다. , 도요타 생산방식은 전체 최적을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부분적인 코스트 삭감이나 효율은 중요하지 않다

 

최근 20년간 자동차 메이커는 물론, 타 업계의 기업이 다양한 형태로 도요타 생산방식을 도입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도요타에 필적할 정도의 생산성을 실현한 기업은 없다. 이 사실은 부분최적의 개선으로 도요타 생산방식의 진정한 힘을 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감이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흐름을 부드럽게 하는 개선에 노력을 집중하지 않고 코스트 삭감을 목적으로 하였기에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 쉬웠다.

오노는 코스트 삭감을 위해 기종 교체 횟수를 줄이지는 않았다. 만약 그가 코스트 삭감에 목적을 두었다면 그는 배치 사이즈를 줄여 기종교체 횟수를 증가시키는‘낭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극도로 불량품 수를 줄였다. 이를 통해 코스트를 다소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불량으로 인해 작업 현장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말할 필요도 없이 협력사(supplier)에 값을 내리거나 종업원의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언제나 흐름의 개선을 제일로 생각하고 전력을 기울였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오노가 국소적인 코스트 삭감을 무시함으로써 결국 한계 코스트의 인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부분적인 효율을 추구하지 않으면서도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도요타 생산방식을 도입해도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코스트의 삭감이 아니라 쓰루풋의 향상에 의미가 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코스트 삭감에 너무 집중하게 되면, 지속적인 개선 프로세스를 정착시키지 못하여 곧 개선 활동이 벽에 부딪쳐 버리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알 수 있듯이 포드와 오노가 목표로 했던 것은 대부분 비슷하며 그 공통점은 다음 4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 흐름을 개선하는 (혹은 리드타임을 단축하는) 것이 오퍼레이션의 주된 목적이다.

  • 이 주된 목적은 과잉생산을 방지하지 위해 “언제 생산하지 않는가?”를 오퍼레이션에 전달하는 실천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포드는 공간(Space), 오노는 재고를 이용했다.

  • 흐름을 균형잡게 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 부분적인 효율을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노는 포드를 배웠다. 그리고 포드의 흐름작업방식을 넘어서는 도요타 생산방식을 만들었다. 오노가 아직 살아 있다면 도요타 생산방식은 아직 미완성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20세기의 일대 발명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오노 다이이치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제약이론(TOC, Theory of Constraint)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 오노가 도요타 생산방식을 발명하지 않았더라면 TOC가 태어날 수 없었다. 필자가 오노를 “나의 영웅(My Hero)”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