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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생각한다.

157 빠른 라인 VS 느린 라인

by 자동차생각_모듈러설계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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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생각한다

#자생

157 빠른 라인 VS 느린 라인

<2020년 11월 14일 토요일 오전 8시 30분 입력>

챨리 채플린이 나오는 <모던 타임즈>를 다시 보았다. 1936년 작품으로 근대 산업 사회의 한 단면으로 인간이 기계의 부속품인 것 처럼 묘사하고 있다.

몇 초에 한번씩 동일한 동작을 해야 하고, 단순하게 하나의 작업만을 몇 시간 동안 계속 반복하는 작업을 하는 초창기 포드 자동차의 컨베이어 벨트 라인을 연상하게 한다.

그럼 이렇게 빠른 라인만 있을까? 아니다.

작업자 한 명이 다양한 조립을 하는 느린 라인도 존재한다. 창원의 볼보코리아(중장비 제작 회사)에 가면 라인은 무척 느리고 작업자가 상당히 여러가지 일을 해 내야 한다. 상당한 수준의 숙련공이어야 할 수 있다.

즉, 빠른 라인은 단순공, 느린 라인은 숙련공이 할 수 있는 것이다.

1930년대 미국은 다양한 이민자가 몰려든 시기로 글자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작업자가 대부분이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공장에서 작업하는 것 자체를 처음으로 해 보았기에 거부감이 많았다. 이직률도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작업자에게 하나의 일만 시킬 수 밖에 없다. 헨리 포드는 이런 작업자에게 월급을 2배 올려 주면서 이직률을 줄였다.

느린 라인이 인간성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시도 한 것이 볼보자동차의 우데발라 공장으로 컨베이어 벨트가 아니라 차체를 고정하고 여러명이 한팀이 되어 차량을 조립하는 시도를 했고 결국 실패했다. (셀생산방식이라고 부른다)

물론 이런 방식이 좋을 수도 있지만, 작업자의 고도의 숙련성이 요구되기에 실제 이 방식이 지속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창원의 엘지전자(냉장고, 세탁기)는 빠른 라인을 자랑한다. 같은 창원의 볼보코리아(포크레인)은 느린 라인을 자랑한다.

둘다 아주 휼륭한 회사로 나름 높은 생산성과 품질을 자랑한다.

그리고 만약 라인의 속도가 아주 느리고, 작업자는 조금만 일하고 빈둥빈둥 거리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딴짓을 한다면, 이런 것을 인간성을 구현한 공장이라고 이야기 하기 어렵다.

라인이 빨라지면 작업자 콘트롤이 쉽지만 라인이 느리고 작업자의 높은 직업정신이 없다면 오히려 현장이 무너질 수 있음을 몇 군데의 현장 견학으로 잘 알고 있다.

라인 속도가 느리다고 작업자의 인간성이 저절로 형성되는 것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