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글
어려서 부터 집 거실에 걸려 있었던 가훈중 하나가 人人人人이었다.
이말은 일본 근대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가 존로크의 만민평등설을 설파하기 위해 "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없다 " 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우리집 가훈속에는 다르게 해석되어 있다.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 구실을 해야 사람이지"
이렇게 해석하면 어떤 의미에서 180도 의미가 달라져 버리고 만다. 난 어릴 적부터 거실에 있는 이글을 읽고 자라났다.
오늘 "고객을 발명한 사람 : 헨리포드 " 라는 책의 요약본을 읽었다. 그곳에서 읽은 글이 참 인상적이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주장보다 더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소리도, 그보다 더 몹쓸 소리도 없다. 말할 것도 없이 모든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사람들을 평등하게 만들려고 애쓰는 민주주의적 관념은 진보를 막으려는 노력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똑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수적으로 적다. 그렇기에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들 다수가 더 큰 몫을 가져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스스로를 퇴보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보다 뛰어난 사람들은 공동체를 지휘하여 보통 사람들이 덜 노력하고도 살 수 있게 만들어준다. 능력의 하향평준화를 일컫는 민주주의는 낭비일 뿐이다. 자연을 보면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포드 차 수백 대, 수천 대를 운전해본 사람들은 완전히 똑같은 차는 한 대도 없었다고 말한다. 새 차를 1시간 정도 운전하고 그것을 다른 새 차들 속에 섞어놓으면 겉으로 봐서는 찾아낼 수 없지만 운전을 해보면 골라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사람의 능력이 똑 같지 않기에 인위적 평등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소리라고 헨리포드는 이야기한다. 설령 사람이 똑같이 만든 기계도 타보면 똑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할 정도이다..그는 또 정부를 믿고 의지하는 것도 바보같은 짓이라 한다.
법이 본래 능력 이상의 일을 해줄지 모른다는 기대는 품어봐야 시간낭비다. 가난을 없애거나 특권을 폐지하는 법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가난은 더 널리 퍼져나가고 특권은 더 자라나는 모습을 보게 될 뿐이다. 다른 나라보다는 그래도 덜한 편이겠지만, 우리는 워싱턴에 너무 많은 기대를 했다. 법이 능력 밖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겠다고 약속한 입법가들에게도. 우리가 정부를 도울 수는 있지만 정부가 우리를 도울 수는 없다. 국가의 안녕은 어디까지나 우리들 개인에게 달려 있다. 이는 당연한 일이고, 또 그래야 가장 안전하다. 정부는 부질없이 뭔가를 약속하기는 해도 이를 실제로 행하지는 못한다. 유럽에서 하는 것처럼, 정부는 점잖게 앉아 통화조작을 할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노동이며 그 이외에 다른 것은 없다.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헨리포드의 어록중에서 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비웃는 사람들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새로운 아이디어마다 쫓아다니며 이 말 저 말 되는 대로 주워섬기는 것보다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며 증명해보라고 요구하는 것이 더 낫다. 이러한 회의적인 태도가 신중함을 의미한다면, 나는 이것이 문명의 밸런스 휠(평형바퀴)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 중 상당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좋은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신중하게 조사해보지 않고 받아들인 경솔함에서 비롯되었다. 오래된 아이디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고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도 아니지만, 오래된 아이디어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그 증거의 무게는 가치가 있다. 아이디어는 그 자체로 귀중한 것이지만, 아이디어는 그저 아이디어일 뿐이다. 누구라도 아이디어 하나쯤은 생각해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발전시켜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금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그는 지극히 보수적인 관점의 우파성향이었던 것 같다. 언제인가 도요타의 오노 다이치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도요타에서 한일은 헨리포드가 살아 있었다면 당연히 했을 일을 한것에 불과하다. 또 내가 번역한 "모노즈쿠리" 책속에는 이런 말도 있다. "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의 경영은 100년전에 만들어진 경영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 따라서 헨리포드의 사상에 대한 이해는 현대 제조업을 이해하고 만들어 가는데 있어 아마도 가장 중요한 역활을 한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헨리포드의 저작물은 일본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금과옥조처럼 읽혀졌던 책으로 그의 전집이 번역출간되어 있다. 아마도 1950년,60년대 일본인들이 한 작업중에 하나였던것으로 알고 있다.( 아니면 훨씬 그전일 수도 있다.) 이렇게 중요한 서적이 이제 한국에 소개되다니 늦어도 한참 늦다.이책을 번역한 공병호, 송은주님에게 감사드린다...원제는 My Life and Work. 아래에 교보문고에서 책 내용 일부분을 옮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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