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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를논하다

시마즈 제작소 이야기

by 자동차생각_모듈러설계 2017.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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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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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0월, 일본 언론은 다나카 코이치 (田中 耕一,당시 43세) 시마츠 제작소의 주임연구원이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에 의아해 했습니다. 전기공학과 학사 출신 연구원, 대학을 유급해서 5년만에 졸업, 소니 취업 실패, 자기 전공과 전혀 다른 업종 등 뭐 하나 학문의 최고 정점이라고 하는 노벨상과 전혀 어울리는 구석이 없었습니다.

2월 13일 일본정밀학회에서 주최하는 회사견학회를 통해 교토시내에 있는 시마츠 제작소의 공장과 박물관을 방문하고 나서야 비로소 여러가지 의문이 풀렸습니다. 다나카(田中)씨 뒤에는 『과학기술로 사회에 공헌하자』 라는 사시(社是) 를 가지고, 130여년의 전통을 이어 온 기업 시마츠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시마츠 제작소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볼까 합니다.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시마츠 제작소가 자리잡은 교토(京都)라는 도시에 대해 잠시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많은 한국분들은 일본의 古都 교토를 한국의 경주 같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토는 794년 헤이안시대부터 일본의 수도이었고, 메이지유산이 일어나기 전인, 에도시대(1603-1867)에는 일본의 형식상의 수도 역할을 하여, 경주처럼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토를 단지 古都라고 생각하는것은 잘못입니다.

교토는 대학도시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학박사이자 1955년에는 노벨상후보에 올랐던 이태규(李泰圭)박사(1902-1992, 이회창씨의 삼촌이었지요)가 박사학위를 받은 교토대(京都大), 그리고 윤동주, 정지용님이 졸업한 동지사대(同志社大)를 비롯한 많은 대학이 교토에 있습니다.

또 古都인 교토는 벤처도시이기도 합니다. 비디오 게임시장에서 MS,소니와 삼파전을 이루고 있는 닌텐도가 이곳 교토의 벤처기업이고. 무라타 제작소, Rohm(반도체 회사)등 알짜 기업등이 많으며 시마츠 제작소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시마츠 제작소 박물관, 설립당시의 공장을 현재 박물관으로 이용중>


시마츠 제작소의 설립자인 시마츠 겐조(1839-1894) 는 젊은 시절 독일에서 초청한 화학교사인 와그너(Wagener)박사에게서 물리와 화학 교육을 받았고, 과학입국을 목표로 교육용 이화학기계(理化學器械) 제작회사를 1875년 설립하였습니다. 하지만, 설립자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약관 25세인 시마츠 겐조 Jr. (이름이 아버지와 동일하며 그를 부를 때는 주니어란 표현을 사용해야 합니다.)가 가업을 잇습니다. 당시까지 시마츠 가문은 가난하였고 시마츠 겐조 Jr. 는 초등학교 1년밖에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타고난 재능과 소질을 발휘하여 1896년에는 일본 최초의 뢴트겐을 만들어 냅니다. 1895년에 독일의 뢴트겐 박사가 처음으로 음극선 실험에 성공, 세계최초의 X선촬영에 성공했기에 불과 1년의 시차밖에 없는 셈입니다.


<일본최초의 현미경, 제작년도가 1781년이라고 적혀 있군요.>


독일에서 X선을 처음 개발할 무렵에는 방사선 피폭에 대해 무지(無知) 했고,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실험을 하다가 원인도 모를 병에 죽었습니다. 그들을 추도하는 무덤이 독일에 있으며, 당시 기술을 배우기 위해 독일에 건너 간 시마츠제작소 선배들도 방사선(X선) 피폭 으로 죽어 같이 묻혀 있다며 나이 드신 박물관 안내원이 이야기 할때는 잠시 숙연해 지기도 했습니다. 시마츠 겐지 Jr. 는 일본의 에디슨으로 추앙받았고, 1930년에는 일본의 10대 발명가의 한명으로 뽑히기도 했답니다.

일본 최초의 X선 촬영기를 필두로, 일본최초의 전자현미경(1947년), 세계최초의 광전식분광광도게 (光電式分光光度計, 1952년)등의 제품을 세상에 내어 놓았습니다. 현재 시마츠제작소는 각종 계측기기를 만들고 있으며 중요사업분야로서는 DNA및 단백질 분석과 같은 바이오 분야, CT촬영과 같은 의료기기 분야, 기계재료의 인장시험을 하는 시험계측분야등이 있습니다. 매출액이 작년기준으로 약 2천엔 정도입니다.

지금도 다나카 고이치 노벨상 수상자는 각종 잡지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주로 다나카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 기사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공동으로 연구한 시마츠 연구원 5명을 같이 소개하기도 하며, 시마츠 제작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교토시내에 있는 시마츠 박물관은 수많은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고, 일본 정밀학회를 비롯 많은 학술회원들의 견학코스중의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시마츠제작소 박물관앞의 전시물에 노벨화학상의 원점은 여기에! 라고 적혀 있습니다. 왼쪽 흑백사진은 시마츠 겐조Jr. 이며 오른쪽에는 다나카 고이치의 사진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마츠제작소 기업윤리를 소개하며 마칠까 합니다..(조금 독특해 보여서…)

1. 손님본위
2. 공정하고 투명한 행동 (사회적 양식에 반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3. 기업정보의 공개 (기업 비밀이 없이 모든것을 공개한다.)
4. 지구환경보전
5. 종업원의 창조성과 개성의 존중 (-> 다나카씨는 평소 머리감는 시간이 아까워 삭발까지 한적도 있다고 하는군요. )

6.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에 공헌
7. 국제 사회에 협력